스마트폰을 산 사람이 가장 빨리 체감하는 평화는 충전 케이블이다. C타입 하나면 휴대폰·태블릿·노트북까지 다 꽂힌다. 5년 전엔 기기마다 다른 단자를 들고 다녀야 했다. AI 업계는 지금 그 USB-C 직전 상태와 비슷한 지점을 지나고 있다 — MCP(Model Context Protocol, AI 모델이 외부 데이터·도구에 연결되는 방식을 정한 개방형 표준)가 그 후보다.
며칠 전 다룬 Anthropic의 Stainless 인수도 이 흐름의 한 장면이었다. “SDK 같은 핵심 인프라가 한쪽 진영으로 몰리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관찰이 정확히 MCP가 표준이 되어가는 압력이다. 이번 글은 그 후속편이다.
MCP가 정확히 뭐를 표준화했나
MCP는 Anthropic이 2024년 말 공개한 개방형 프로토콜이다. 이전엔 AI 모델에 도구를 연결하는 방식이 모델마다 제각각이었다 — OpenAI의 function calling, Anthropic의 tool use, Google의 또 다른 포맷. 회사·모델이 바뀌면 어댑터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 했다.
MCP는 이걸 양쪽으로 분리했다. MCP 서버는 데이터·도구를 가진 쪽이 만들어 “내 DB에 이런 함수가 있다"를 표준 포맷으로 노출하고, MCP 클라이언트는 AI 앱·에이전트 쪽이 만들어 어떤 MCP 서버든 똑같이 꽂아 쓴다. 케이블 양 끝의 단자 모양만 같으면 무엇과 무엇이 연결되든 상관없다는 USB-C 비유가 공식 문서에 그대로 나온다.
빅테크가 다 줄섰다
| 진영 | MCP 지원 |
|---|---|
| Anthropic | 프로토콜 제정 주체. Claude는 처음부터 지원 |
| OpenAI | ChatGPT가 MCP 클라이언트 공식 지원 |
| Microsoft | Visual Studio Code가 MCP 서버 연결 기본 지원 |
| 에디터 | Cursor·MCPJam 등 다수 |
| 서드파티 | Figma·Blender·Notion·Google Calendar 서버 폭증 |
작년 이맘때만 해도 “Anthropic이 새 프로토콜 하나 던졌네” 수준이었던 흐름이, 1년 만에 Anthropic·OpenAI·Microsoft가 모두 클라이언트를 지원하는 사실상 공통 표준으로 굳어졌다. AI 업계 양대 진영이 같은 표준을 받아쓰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Stainless 인수 — OpenAPI ↔ MCP 라인 내재화
여기서 5월 19일 Anthropic의 Stainless 인수가 의미 있어진다. Stainless는 2022년 창업한 회사로, OpenAPI(REST API의 표준 명세 포맷) 스펙 하나를 던지면 TypeScript·Python·Go·Java SDK는 물론, MCP 서버까지 자동 생성해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었다.
이 팀이 Anthropic 사내로 들어가면 두 가지 압력이 동시에 커진다. 첫째, Claude용 MCP 어댑터가 더 빨리 쏟아진다 — OpenAPI 스펙을 가진 모든 REST 서비스가 자동으로 Claude 친화 MCP 서버로 변환될 수 있다. 둘째, “REST API 내놨으면 MCP 서버도 같이 내놔라” 압력이 시장에 생긴다. 자동 생성이 가능해진 이상, MCP 서버 없는 서비스는 AI 에이전트 생태계에서 점점 불리해진다.
흐름 정리
flowchart LR
A[REST API
OpenAPI spec] -->|Stainless
auto-gen| B[Language SDKs
TS Python Go Java]
A -->|Stainless
auto-gen| C[MCP Server]
C --> D[Claude]
C --> E[ChatGPT]
C --> F[VSCode Cursor]
G[Anthropic
acquired Stainless
May 19] -.->|internalizes pipeline| A
style A fill:#e8f4fd
style C fill:#fff4e6
style G fill:#ffe6e6
핵심 메시지: REST API 시대가 끝난 게 아니라, REST API 위에 MCP라는 한 층이 얹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한 층을 자동으로 깔아주는 파이프라인을 Anthropic이 사내로 가져왔다.
일반 사용자에게 의미
체감 변화는 두 가지다. 첫째, Claude·ChatGPT가 외부 앱·서비스에 더 빠르게 연결된다. Notion·Google Calendar·Figma는 이미 MCP 서버로 채팅창에서 직접 다룰 수 있고, 이 목록은 1년 안에 훨씬 길어진다. 둘째, 모델을 바꿔도 도구 셋이 따라온다 — Claude→ChatGPT 이동에도 같은 MCP 서버를 꽂아 쓰니 모델 락인(lock-in, 특정 회사 서비스에 묶이는 상태)이 약해진다.
표준이 굳기 전이라 변종 명세·비호환·보안 이슈는 따라붙겠지만, 빅테크가 같은 콘센트에 합의한 건 1990년대 USB 표준화 이후 한참 만의 일이다.
이 글은 @opobull 님의 Stainless 인수 글 댓글에서 시작됐습니다.